'핑크 립스틱은 호황의 신호?'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립스틱 판매로 경제 상태를 예측하는 소위 '립스틱 지수'에서도 경기 회복세가 감지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아이파크백화점에 따르면 흔히 경기 불황의 척도로 간주되는 빨간색 립스틱 판매가 줄고 있다.
10월부터 11월초까지 이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립스틱 색상은 전체의 40%를 차지한 핑크로, 레드, 오렌지, 베이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레드의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올해 색조 화장품 브랜드의 판매량에서도 핑크 립스틱이 전체의 70%, 피부색과 가까운 베이지색 계열이 20%였고 레드는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는 9월 이후 색조화장품의 대표 브랜드 바비브라운의 립스틱 판매 중 70% 정도가 피부색과 유사한 누드톤이었다.
또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 리퍼블릭이 지난달 출시된 롤링롤링립스틱은 오렌지와 피치 등 밝은 색상이 레드, 와인 등 진한 컬러보다 1.5배 더 팔려 나갔다. "'불황=빨간 립스틱 판매 호조'로 연결되는 립스틱 효과로 볼 때 경기 회복세의 징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립스틱 판매와 경기는 어떤 연관성을 지닐까.
불황기에 여성들은 싼값에 화장한 효과를 내는 립스틱을, 그 중에서도 선명한 레드를 많이 산다는 일명 '립스틱 효과'는 경기 진단 지표로 흔히 인용되는 속설이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와 9ㆍ11 테러 이후 발생한 금융위기 때 립스틱 판매가 10배 이상 늘었다는 화장품 업계의 자료가 '립스틱 효과'의 근거로 제시되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립글로스가 립스틱 시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어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가 업계의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올 초 영국에서는 "요즘 여성들의 불황기 필수 화장품은 립스틱이 아닌 파운데이션"이라며 "'립스틱 지수'를 '파운데이션 지수'로 바꿔야 한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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