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적을 만났는데도 전혀 움츠려 들지 않았다. 18일 첫 방송하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히어로'의 주인공 이준기는 "마음이 편안하다"고 웃었다. '히어로'를 기다리는 건 시청률 30%가 넘는 수목 드라마의 강자 KBS '아이리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촬영장에서 만난 이준기는 "'아이리스'와의 시청률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작품성에 초점을 맞춰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만큼 좋은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연은 작품의 흥행을 보장해야 하므로 부담감이 컸는데 '아이리스'의 시청률이 30%. . . .
극중 이준기는 폭력 조직 출신이 창간한 별 볼 일 없는 일간지의 기자. 어떤 일도 지나치지 못하고 누구보다 엉뚱한 사고방식으로 늘 좌충우돌 하지만 부조리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권력층에는 단호히 맞선다. "어린 시절 불우한 상처를 안고 자랐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자존심 강한 열혈 청년이에요. 동네 형이나 친구 같이 따뜻하고 유쾌한 인물입니다."
SBS '일지매' 이후 1년여 만에 TV 복귀작으로 '히어로'를 선택한 것은, 사회적으로 무거운 이슈가 많아 답답한 요즘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다. "그 전 작품은 감정 선이 복잡하고 약간 꼬아 놓은 역할이 많았어요. 그래서 복귀작은 '조금은 다른 코드로 가볍게 가자'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이 '이준기가 저런 만화 같은 유쾌한 캐릭터를 재미있게 살려내는 구나'하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상대역인 배우 김민정이 다쳐 여 주인공을 지금의 윤소이로 급히 교체하는 등 방송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고 혼란스러웠다"며 "소이씨가 어렵게 출연 결정을 내린 것이 더 좋은 드라마가 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전 작품에 비해 스스로 재촬영을 요구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고 현장에서 '이런 장면은 어떨까'하고 제안하는 '기자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여자 아이를 성폭행해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기사를 보고 많이 분노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그런 장면을 넣자고 제안했죠. 하지만 감독님은 피해자와 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촬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이 짧았어요."
촬영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이준기다. 그는 "현장에 있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항상 웃고 다닌다"며 "그 동안 작품을 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지금은 '물 만난 고기'가 됐다"고 웃었다. 윤소이도 "늦게 합류했는데도 준기 오빠가 리드를 잘 해주고 세심하게 배려해줘 좋은 분위기에서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고마워 했다.
배우 손예진이 출연한 MBC '스포트라이트' 등 기자를 다룬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준기는 "좌충우돌하고 매력적인 기자를 연기하기 위해 기자들이 쓴 칼럼이나 재미있는 기사를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코믹하지만 진정성이 묻어나는 드라마를 시청자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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