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는 과연 물이 존재할까. 오랫동안 지속돼온 이 같은 궁금증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달에서 물이 발견됐으며, 그것도 다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에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를 짓고, 인간이 상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과학자들의 꿈이 실현될 날도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NASA는 14일 지난달 달에 로켓 충돌실험을 벌여 달에서 튀어나온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직경 20~30m정도의 충돌 지역에 약 95~98ℓ에 이르는 많은 물이 얼음과 증기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NASA는 6월 달 탐사선 엘크로스(LCROSSㆍLunar Crater Observation and Satellite)를 발사했으며, 지난달 9일 모선에서 충돌용 로켓을 분리해 달 남반구의 크레이터(분화구) '카베우스(Cabeus)'에 시속 9,000㎞로 돌진케했다.
4분 후 데이터 분석과 송신 장비를 가진 탐사 모선이 충돌지역에서 피어 오른 잔해 구름기둥에 접근, 그 속에서 데이터를 모아 전송한 후 자신도 달에 충돌해 임무를 마쳤다. NASA는 발견된 물의 양에 대해 "약간이 아니다"며 "2갤론 짜리 물병 12개 가량에 이른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5~26갤론(95~98ℓ)이라는 뜻이다.
이번에 충돌실험이 진행된 크레이터는 햇볕이 전혀 들지 않은 곳으로 온도가 -230도 가량이며 직경은 60마일(96km), 깊이는 2마일(3km) 정도이다. 이중 충돌 실험으로 직경 20~30m정도 지역에서 98ℓ가량의 물이 발견됐으니 크레이터 전체, 더 나아가 달 전체에는 무척 많은 양의 물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버클리대 그레고리 T 델로리 교수는 "이번 발견은 달이 황폐하고 변화 없는 곳이 아니라, 아주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곳이라는 점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이 달에의 생명체 추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하나 인류의 달 기지 건설의 꿈은 한층 현실성을 갖게 됐다. AP통신은 달의 물이 우주인의 식수로 쓰일 수 있으며, 로켓 발사에 필요한 연료 제조 등에도 물이 필수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의 얼음은 수십억년 동안 그대로 보존돼 왔기 때문에 우주의 신비를 풀어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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