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과 아날로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진작가 민병헌(54)씨의 개인전이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양수리의 뿌연 안개 사진으로 유명한 그가 이번 전시에서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과 그 숲 속의 단면을 찍은 '나무' 시리즈, 그리고 수직으로 하강하는 세찬 물줄기를 담은 '폭포' 시리즈다.
과거 작업에 비해 흑백의 대조가 뚜렷해지면서 사진 속 대상이 한결 선명해졌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솔직하고 본질적으로 가고 싶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느 곳의 풍경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민씨는 한결같이 "특정 장소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읽기를 바란다"고 답한다.
필름 사진을 고집할 뿐 아니라 인화에서 현상까지 전 과정을 자신의 손으로 하는 민씨는 요즘은인화지나 필름 현상액 등 물품을 구하기조차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흑백'과 '내 손으로 직접'이라는 두 가지 원칙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0일까지. (02)730-7817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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