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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복용 중학생 아파트서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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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복용 중학생 아파트서 투신

입력
2009.11.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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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환각 증세를 겪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보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타미플루 복용 뒤 구토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경우는 수 차례 있지만, 환각 증세 부작용이 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14)군이 지난달 30일 낮 이 아파트 6층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신고해 부천 순천향대병원으로 후송됐다. 이군은 이날 오전 체온이 39도까지 오르는 심한 고열을 앓아 병원에서 해열제 주사를 맞은 뒤 타미플루 5일치를 처방받았다. 오전 10시30분께 집에 돌아온 이군은 빵, 주스와 함께 타미플루 한 알을 먹은 뒤 자리에 누웠고 이군 어머니는 이군이 잠드는 것을 보고 외출했다. 이군은 그러나 낮 12시께 자신의 6층 아파트 창문 아래쪽 화단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군은 이 사고로 팔과 다리, 엉덩이 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뇌와 척추를 다치지는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당시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가슴이 뛰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고 환청도 들렸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이군 부모는 "아들 방 창문 방충망이 뜯어져 있었는데, 창문 앞 TV를 밟고 올라가서 방충망을 뜯어낸 뒤 뛰어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군이 다니는 학교 측이 이군의 사고 경위를 신고했다"며 "환각 증세 부작용이 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타미플루 영향 때문인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2007년 타미플루를 복용한 10대가 환각증세를 일으켜 잠옷 차림으로 집 근처 차도로 뛰어들어 교통사고를 당했고, 또 다른 10대도 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등 10대들의 환각 증세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으나 타미플루로 인한 것인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보고된 이상 증세 사례들이 타미플루 복용 때문인지, 아니면 독감에 따른 고열 때문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극히 드문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의사가 타미플루를 처방하면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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