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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시나 초반부터 파행하는 예산안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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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시나 초반부터 파행하는 예산안 심의

입력
2009.11.1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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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회 새해예산 심의 개시에 앞서 내실 있는 심의와 법정시한 내 통과를 간곡히 촉구했다. 그러나 그제 시작된 예산국회 꼴을 보니 '역시나'라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예산통과를 서둘러야 할 한나라당이 정기국회 회기(내달 9일) 내 처리를 목표로 삼고 있으니 법정시한인 내달 2일 통과 기대는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세부내역 없는 4대강 사업 예산 심의 불가를 내세워 국토해양위 및 예결특위 보이콧을 선언해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여느 해와 같이 부실한 심의는 불 보듯 하고, 연내 예산안 통과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4대강 사업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예산 발목잡기나 정략적 접근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구체적 항목 없이 공구 별 총액만 표시한 '멍텅구리'안을 심의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래 계획되고 준비된 사업이 아니고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바람에 공무원들의 준비가 덜 됐다는 변명으로 통할 일이 아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외치고 있는 야당에 좋은 구실을 준 셈이다. 정부는 청와대만 쳐다보지 말고 부실하기 짝이 없는 4대강 사업 세부 항목 보완을 서둘러야 마땅하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 예산안 부실을 이유로 관련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의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예결특위까지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다. 예결특위 가동에 앞서 각 상임위 차원의 심의가 이뤄지므로 시간이 있다고 할지 모르나 워낙 주어진 심의기간이 짧아 그럴 여유가 없다.. 4대강 사업 외에도 면밀하게 따져야 할 예산항목이 많다. 나중에 예결특위에서 몰아치기를 한다면 부실심의는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전체적인 예산심의가 밀도 있게 이뤄지도록 협조해야 마땅하다. 한나라당이 야당시절 번번이 12월31일 아니면 그 무렵에야 예산을 통과시켰던 전례를 떠올리며 느긋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발전이란 기대할 수 없다. 민주당은 집권당 시절 야당의 비협조로 예산통과에 애를 먹었던 것을 교훈 삼아 예산 심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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