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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해물질 제로 휴대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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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해물질 제로 휴대폰 개발

입력
2009.11.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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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무해한 '유해물질 제로' 휴대폰이 이달 중에 나온다. 이는 국내 휴대폰으로는 첫번째 사례로, LG전자의 신종민(46ㆍ사진) 상무가 이끄는 환경전략팀의 개가다. 전 세계적으로는 2007년 노키아에 이어 두번째다.

유해 물질 제로 휴대폰 개발

12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달 중 브롬, 베릴륨 등 유해 물질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한 '유해물질 제로' 휴대폰을 개발해 이달 중 유럽에 선보인다. 신 상무는 "브롬, 베릴륨 대신 인체에 해롭지 않은 대체 물질을 독자 개발해 휴대폰에 사용했다"며 "TV 부품 등에도 대체 적용했다"고 말했다.

브롬, 베릴륨 등의 유해 물질은 해외에서도 아직 법적으로 반드시 제거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LG전자로서는 친환경 경영을 앞서서 실천한 셈이다.

특히 유해 물질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하면 제조 비용이 올라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신 상무는 "유해 물질을 대체하면 평균 제조 비용이 30% 가량 상승한다"며 "이를 무릅쓰고 친환경 추세에 맞춰 미리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해 물질 제로 휴대폰을 만든 LG전자 환경전략팀은 올해 초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50여명의 연구진으로 발족했다. 이들은 서울 우면동 LG전자 연구개발 캠퍼스에서 유해 물질을 대체할 친환경 물질 개발, 온실 가스 감축 및 친환경 전략 등을 세운다.

환경전략팀장인 신 상무는 미국 미시건 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8년부터 20년 동안 냉장고 기술 개발을 전담했다. 그는 오존을 파괴하지 않는 냉매 및 재활용 플라스틱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 환경전략팀 발족과 더불어 수장을 맡았다.

환경 규제 적은 국가로 공장 이전 가능성 우려

환경전략팀에 힘입어 LG전자의 올해 탄소 감축량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신 상무는 "올해 온실 가스 감축 목표는 생산단계에서 1만2,000톤, 소비자 제품 사용단계에서 500만톤을 줄이기로 했는데,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다"며 "온실 가스 감축량이 서울시 10배 면적에 잣나무 16억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금융 위기도 한 몫했다. 금융 위기로 일부 제품의 생산량이 감소했고, 소비자들도 절전 제품 등으로 전기를 적게 사용했다.

LG전자 환경전략팀은 내년에도 공조기(건물의 대형 냉난방기), 에어컨, 냉장고, 평판 TV 등에서도 전력 사용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 온실 가스 감축량을 낮출 방안이다. 신 상무는 "지열, 수열, 공기열 등을 이용한 공조기를 개발중"이라며 "전력 소모를 기존 LCD TV 보다 3분의 1가량 줄인 발광 다이오드(LED) TV 등을 통해 온실 가스를 2020년까지 제조 단계에서 100만톤, 소비단계에서 2억톤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다. 수열, 공기열 등을 이용한 방법은 정부의 온실 가스 감축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인정을 받기 힘들다. 정부에서 계획 수립 당시 수열, 공기열을 이용한 방법은 생각하지 못하고 지열만 포함시켰기 때문.

특히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될수록 기업들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제조업체들의 경우 온실 가스 배출량 규제를 덜 받는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문제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 상무는"저개발 국가의 경우 온실 가스 배출량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환경 정책 때문에 생산 공장들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행히 LG전자 목표치는 정부가 검토중인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 가스 감축량을 4% 이상 줄이는 방안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상무는 "친환경 부품 사용시 세제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최근 이따이이따이 병을 유발하는 카드뮴이 대량 함유된 중국산 태양전지들이 마구 수입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LG전자는 환경전략팀 인원을 계속 확충해 친환경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유해 물질 제로 휴대폰은 시작일 뿐"이라며 "내년에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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