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경제학자 존 K 갈브레이드의 아들이자 미국 고위 외교관인 피터 W 갈브레이드(58)가 쿠르드 자치주의 독립을 도운 대가로 쿠르드 유전개발과 관련해 막대한 이익을 보장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선의에서 아무 대가도 없이 쿠르드의 독립을 도왔다고 주장해왔다.
12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갈브레이드는 이라크전쟁 이후 2005년 이라크가 새헌법을 제정할 때, 쿠르드 자치주의 입장을 대변해 헌법조항 작성 자문자로 참여했다. 조지프 바이든 현 미국 부통령과 존 케리 미 상원의원 등 미국 내 거물 정치인이 이라크 정책을 수립하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활약으로 인해, 쿠르드는 이라크 정부의 개입을 받지 않고 자치주로서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뒤늦게 그가 이런 개입을 통해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달 노르웨이의 한 신문이 그가 쿠르드 유전개발에 뛰어든 노르웨이 유전회사와 계약관계에 있었다는 문서를 공개하면서부터다.
이후 뉴욕타임스가 정부관료와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갈브레이드는 2004년 노르웨이 유전회사 DNO가 쿠르드 도후크 지역에서 유전 개발에 나서는 것을 돕는 조건으로 이익을 보장받았다. 확인된 것은 한 건이지만 더 많은 계약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쿠르드 자치를 보장한 헌법조항 통과를 위해 애쓸 때 아무도 그것이 돈과 관련됐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갈브레이드는 "DNO와 계약 당시 공직을 맡고 있지 않았고 민간인으로 활동했을 뿐"이라며 "나의 정치적 견해와 배치되지 않은 선에서 기업 활동을 도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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