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영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평이했다는 수리영역도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던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쉬워진 수준이었다.
언어 영역
난도가 다소 올라갔다. 발음과 의미를 결합한 어휘문제인 11번, 지문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21번 등의 지문에서 생소한 범교과적 소재가 활용됐다. 쓰기의 경우 논리성을 토대로 한 창의성이 강조되는 문항이 배치돼 종합적 사고능력이 요구되기도 했다.
특히 비문학 읽기에서는 조선시대 유학에 나타난 지행론의 변화와 배경을 설명한 인문지문과 유전적 특성을 소개한 과학지문, 악보에 쓰이는 음악기호의 형성 등을 설명한 예술 지문 등 다양하게 제시돼 중ㆍ하위권 학생들이 다소 당황했을 수도 있다. 윤종필 서울 동덕여고 교사는 "비문학 부분의 읽기 지문 주제가 상당히 낯설고 수준이 높아 독해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학 읽기에서는 EBS 수능교재와 연계성을 고려, 현대시와 고전시가의 복합지문으로 <승무> , <지리산 뻐꾹새> , <면앙정가> 등이, 고전소설로는 <만복사저포기> 등이 출제돼 교재를 풀어본 수험생에게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는 평이다. 만복사저포기> 면앙정가> 지리산> 승무>
수리 영역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리 '가'는 표현과 해석능력을 묻는 문제가, 문과생들이 선택하는 수리 '나'는 수열 및 수열의 극한과 관련한 문제가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론 평이한 수준이었다.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복잡한 계산보다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문제가 출제돼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수학 외적인 상황에서 제시된 문제를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용해 해결하는 '실생활에서의 경우의 수와 확률', '생산 공정에 적용되는 통계의 원리' 등 문항도 출제됐다.
그러나 수리가 갖는 변별력까지 떨어질 정도로 쉬운 편은 아니었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금수 서울 중대부고 교사는 "'가'형 '나'형 모두 지난해에 비해 2점이상 상승이 예상되지만 수리영역이 여전히 고득점을 좌우하는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어(영어) 영역
난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예고된 대로 고난도 유형인 빈칸 추론 문제가 읽기ㆍ쓰기에서 출제된 것이 전체적인 난도를 높인 주요인이다. 또 듣기ㆍ말하기는 지문이 다소 길어진데다 녹음 속도가 빨라졌고, 독해에서는 3점짜리 문제인 28번 빈칸 추론 유형, 40번 삽입 문제 등 지문도 길고 해석이 어려운 문제가 다소 출제돼 중ㆍ하위권 점수하락 폭이 커질 전망이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최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문제풀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것"이라며 "고배점 문항을 고난도 유형에 배치해 실제 점수하락 폭은 체감 난이도보다 다소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ㆍ과학탐구 영역
탐구 영역은 난도와 유형이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과탐이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사탐은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평이한 수준이었다. 역대 수능 기출문제와 모의수능과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돼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졌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과 관련된 문제,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헌법개정안 관련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과탐은 전반적으로 지난 해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웠다. 과목별 난이도 조정이 잘 됐다는 분석도 있다. 신재생 에너지, 폐결핵을 일으키는 결핵균, 가을황사, 일식 등의 문제는 시사성 소재를 교과영역과 잘 연계한 문항이라는 평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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