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저조-하반기 회복'의 장세(본보 10일자 23면 참조)가 예상되는 2010년 증시에서는 어떤 업종이 각광을 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형은행, 인터넷포털, 건설, 반도체, 철강, 자동차부품이 따뜻한 한 해를 보내는 반면, 증권과 조선업종은 저조한 수익률 때문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12일 토러스투자증권이 내놓은 분석자료에 따르면 내년 한국 기업은 ▦변동성 확대 ▦외형성장 둔화 ▦비용부담 증가 등의 경영 환경 아래 놓이며, 3가지 변수의 극복 여부에 따라 주가도 결정될 전망이다.
요컨대 환율ㆍ유가 등 외생 변수에 둔감하거나, 경제전반의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대규모 신규 매출처를 확보한 업종에 투자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토러스증권이 '변동성'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환율ㆍ유가 등락과 상관관계가 낮은(-30% ~ 30%) 업종은 대형 시중은행과 인터넷포털, 보험, 제지, 의복 등이었다.
이원선 연구원은 "이들 업종 가운데에서도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은행(64.7%)와 인터넷포털(22.2%)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관건인 신규시장 개척의 효과는 건설과 유통업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HMC투자증권도 이날 내놓은 전망자료에서 "중동 등 자원보유국의 활발한 설비투자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한국 건설업이 2차 성장기로 진입할 전망이며, 이에 차별화한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을 최우선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밖에 최근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통업 역시 신규 매출 기반 확대에 따른 효과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세번째로는 내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비용(특히 고정비) 부담이 적은 중간재 생산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대다수 증권사가 동의했다.
토러스증권 이 연구원은 "중간재 중에서도 최근 신규 매출처가 생겼거나, 해외 경쟁업체 비해 기술경쟁력이 있는 곳을 꼽는다면 철강ㆍ자동차 부품ㆍ반도체로 압축된다"고 조언했다.
반면 증권과 조선업종에 대해서는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간 경쟁 심화 ▦출구전략 및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위험 ▦주식 거래대금의 감소 전망 등을 이유로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건설, 반도체, 유통 등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를 권고한 HMC투자증권도 조선업종에는 사실상 비중 축소나 다름없는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강영일 애널리스트는 "해상운임의 저점 횡보가 2, 3년간 계속되고, 그에 따른 해운업체의 자금난이 조선업체로 전이되면서 2010년에도 신규 조선가격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그나마 '매수' 의견을 내놓았지만 26만8,000원이던 목표가격을 20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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