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 외벽을 뚫고 창을 내는 것은 합법일까?
정답은 합법일수도, 불법일수도 있다. 대부분 아파트 외벽은 내력벽(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벽)으로 지어지는 터라 이를 제거하거나 파손시키면 불법. 그러나 흔치 않지만 외벽이 비(非)내력벽으로 지어진 경우라면, 절차상 요건만 갖추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근 경기 용인시 보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일부 세대에서 인근 골프장을 바라보는 쪽으로 외벽을 뚫고 대형 창을 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세대는 약 2년전 해당 동 입주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비내력벽을 제거한 것으로, 주택법이 정한'비내력벽 제거 행위'에 있어서는 하자가 없는 상태.
그러나 관할 구청에 따르면 비내력벽이라도 외벽은 입주자 전용공간이 아닌'공용부분'에 해당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원상복구 대상인지 여부를 놓고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관할 구청과 관리사무소측도 입장이 모호해 국토해양부에 질의를 보내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 사이에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안전에 문제 없는 벽을 없애 창을 만들 수도 있다"는 입장과, "전체 주민의 안전과 단지 외관은 전혀 고려치 않은 이기주의"라는 반대가 맞서고 있는 것.
인근 아파트 주민 박모씨는 "주민 동의를 받았다고 너도나도 벽을 헐고 창을 내게 된다면 이는 다른 주민들의 안전도 크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해당 동 주민 최모씨는 "법적으로 하자만 없다면 창을 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막힌 벽을 뚫어가면서까지 조망권을 누릴 가치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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