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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주와 일곱 난쟁이' '오즈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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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주와 일곱 난쟁이' '오즈의 마법사'

입력
2009.11.12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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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연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인형, 탈이나 화려한 의상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고전 중의 고전. 이제는 로봇배우가 백설공주 역을 맡아 열연하고, 동화 '오즈의 마법사' 속 등장인물들이 북과 심벌즈로 아기자기한 '난타' 무대를 선보이며 동심을 사로잡는다.

에버, 로봇배우로 연극 데뷔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야 백설공주님이시죠." 이런 백설공주가 눈물도 없고, 방귀도 못 뀌는 로봇이라면 왕비는 과연 그를 질투했을까. 정답은 예스. 왕비는 공주를 죽이는 대신 부숴서 녹여버리겠다며 이를 간다.

연극 '로봇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주인공 백설공주를 맡은 배우는 바로 로봇배우 에버(EveRㆍEve와 Robot을 합성한 말)다. 키 160cm에 몸무게 50kg, 62개의 관절과 실리콘 복합소재 피부를 가진 에버는 실제 사람과 흡사한 모습이다. 에버는 올해 2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 공연 '에버가 기가 막혀'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으로는 세계 최초로 무대에 올랐다.

극은 백설공주 마네킹과 기계 모습을 한 에버의 실루엣이 겹쳐지는 순간 짧은 빛이 일면서 시작된다. 큰 흐름은 원작과 같지만, 로봇배우의 주연에 걸맞게 각색됐다. 백설공주는 심장이 뛰는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왕비는 미와 젊음을 영속시키려는 욕심에 점점 더 기계화돼간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총감독을 맡은 김동언씨는 다소 무거운 메시지에 대해 "어린이 공연은 으레 눈높이를 낮추려 하지만 사실 아이들의 이해의 폭은 무한하다"면서 "굳이 공연의 수준을 낮추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대는 숲 속이나 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단순화시켰다. 그러나 무대장치 하나하나가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가령 백설공주가 태어난 연구실은 수식이 가득 쓰인 칠판을 전면에 두었고, 왕비의 방에는 수많은 로봇 팔이 달린 수술대를 배치했다.

이곳에서 에버는 얼굴에 장착된 23개의 모터를 이용해 12가지 표정을 지어가며 연기한다. 대사는 배우 최정화씨가 녹음했다. 숨진 공주가 자신을 만들어준 닥터 프린스의 키스를 받으며 인간이 된다는 결말에서, 에버는 과연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13, 14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02)951-3355

'오즈의 마법사'와 '난타'의 만남

해마다 어린이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오즈의 마법사'. 이번에는 뮤지컬과 비언어극 '난타'가 만나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소리에 민감한 아이들은 뮤지컬 음악에 신이 나고, 타악 소리에 또 한번 들썩한다.

3년여 전국 순회를 거치며 내용과 무대를 손질해온 '오즈의 마법사'는 극중극에 해당하는 비언어극 '난타'를 공연 후반부에 7분 가량 삽입했다. 극 곳곳에서도 등장인물들이 허리에 맬 수 있는 북과 트라이앵글 등을 두드리며 아이들의 박수를 자아낸다. 도로시가 심장이 없는 양철통과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허수아비 등과 함께하는 축제에 초대하는데, 이곳에서 등장인물들이 다 함께 타악기를 연주하는 식이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공연 때는 아이와 함께 온 아빠의 입장료를 1,000원만 받는 '아빠 천원' 이벤트도 진행된다. 내년 2월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통영아트센터. 1544-1555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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