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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신종플루 걸렸어도 분유보다 모유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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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신종플루 걸렸어도 분유보다 모유가 좋아

입력
2009.11.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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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에 대한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실시된다. 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은 유산 위험을 높이고, 고열로 인한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사망도 유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임신 중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어도 태아의 선천성 기형 발생률을 높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신종플루에 감염됐거나 감염자와 접촉했다면 임신부도 약을 먹어야 한다. 안현영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신종플루와 관련해 임신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임신 중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미국 보고에 따르면 임신부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중증 질환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의 4, 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신종플루 사망자의 13%가 감염 이전에는 건강했던 임신부였다. 임신 중기 이후 산모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의 위험이 높고, 임신 초기라면 유산 위험이 늘어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주 인자는 아니지만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고열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증과 다른 선천성 기형 발생을 늘린다.

임신 중 신종플루의 진단ㆍ치료는?

신종플루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임신부는 타미플루를 투여하는 것이 자신과 태아 모두에게 유익하다. 신종플루 확진검사(RT_PCR)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 타미플루를 하루 2회씩 먹기 시작해 5일 간 계속 복용하 것이 좋다. 열이 난다면 즉시 타이레놀로 해열해야 하며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제 등도 함께 처방받을 수 있다. 폐렴 증상, 고열, 호흡 곤란, 가슴 통증, 어지럼증, 심한 구토, 태동 감소 땐 즉시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RT_PCR가 음성이더라도 증상이 있거나 신종플루 환자와 접촉했다면 타미플루를 하루 1회 10일 간 예방적으로 계속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일반 독감보다 훨씬 많이 발생하고 RT_PCR 검사 결과가 위음성(양성인데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것)으로 나오기도 하므로 의사 판단에 따라 5일 간 계속 약을 먹을 수도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신종플루가 의심되면 RT_PCR검사를 생략하고 타미플루를 먹기도 한다.

신종플루 감염 중 분만한다면?

임신부가 신종플루 감염 중 분만하면 신생아와 즉시 격리해야 한다. 신종플루는 노출된 뒤 1주일 이내 증상이 나타나며, 발병 이후 8일 간 전파할 수 있으므로 이 기간 격리해야 한다. 격리 기간이 지나도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타미플루 복용이 태아에게 좋지 않나?

지금까지 타미플루와 연관된 태아 기형 유무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위험군인 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 치료와 심각한 합병증 예방을 위해 1차 약으로 타미플루 복용을 강력히 권하고 있다. 흡입제인 리렌자와 달리 먹는 약인 타미플루는 전신 효과를 나타내므로 임신부에게 더욱 추천된다.

신종플루에 걸리면 모유 수유는?

모유 수유를 통한 신종플루 전파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항체 생성력이 떨어지는 6개월 미만 영아는 수유로 엄마의 항체를 전달받아 면역력을 늘리고 필수 영양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엄마가 신종플루에 걸려도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분유를 먹는 아이가 바이러스 감염률이 훨씬 높다. 수유 중인 산모가 타미플루를 먹어도 문제는 없다.

수유모가 타미플루를 먹을 때 아기가 젖을 통해 섭취하는 타미플루 농도는 하루 0.012㎎/㎏으로 일반 어린이 용량인 하루 2~4㎎/㎏보다 훨씬 적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수유모와 영아는 격리해야 하므로 가족 구성원이 유축기로 짠 젖을 우유병에 담아 아이에게 주면 된다. 돌봐 줄 가족이 없으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아기에게 직접 젖을 먹여도 된다.

임신ㆍ수유 중 신종플루 예방접종 괜찮나?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 후 8~14일 후에 항체가 형성되며 예방 효과가 80~90%다. 초기에 항체 생성을 위해 2회 접종을 권장했지만 최근 1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1회 접종이 추천된다. 예방접종을 못하는 태아나 6개월 미만 영아의 항체 생성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임신ㆍ수유 중인 임산부가 예방접종하는 것이다. 다만 달걀 알레르기가 있거나 계절 독감 예방접종으로 길렌바레 증후군(Guillain Barre Syndrome)을 앓았다면 접종하지 말아야 한다.

백신은 어떤 게 있나?

신종플루 백신은 기존 계절독감 백신과 마찬가지로 난배양 제조 방식의 불활성화 사백신(녹십자의 그린플루_S 등)과 면역증강제를 이용한 백신(GSK의 팬뎀릭스 등)으로 나뉜다. 200만명의 임신부가 2000~2003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했지만 이로 인한 태아 기형과 모성 합병증은 거의 없다. 인플루엔자 질병 자체가 임신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예방접종보다 훨씬 크므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05년 임신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WHO와 유럽의약국(EMEA)은 2가지 백신을 모두 승인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불활성화 사백신만 승인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안전성 미확립을 이유로 면역증강제 백신 대신, 기존 방식의 불활성화 사백신을 임신부와 영ㆍ유아 대상 예방접종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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