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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상징물 세우면 좋은 대학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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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상징물 세우면 좋은 대학 가요?

입력
2009.11.12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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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상징물을 세운다고 학생들이 좋은 대학 가는 건가요?"

충남 금산군이 지역내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 희망과 꿈을 심어준다며 거액을 들여 도심 거리에 전국 주요 대학들의 교문이나 상징물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특히 서울대 상징물에만 군내 진학 학생 6명의 이름과 손도장을 새겨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사고 있다.

10일 충남 금산군 금산읍 금산우체국 네거리. 이곳에서 교육청 인근 용머리광장까지 600~700m에 이르는 4차로 양 옆으로 국내ㆍ외 주요 대학의 상징물과 면학을 권하는 작품들이 서 있다. 조형물들은 주차된 차량에 가려 차로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고 가로수와 전봇대 등에 묻혀 작품의 특징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 조형물은 금산군이 국비 5억원과 군비 12억원 등 모두 17억원을 들여 올 6월 설치한 것. 군은 당초 15억원을 들여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등 국내 29개 대학과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도쿄대 등 32개 학교의 상징물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도중에 '아인슈타인 동상'등 조형물 15개를 추가하면서 2억원을 증액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 부풀리기와 부실시공 의혹도 불거져 경찰이 관련자료를 제출받아 확인하고 있다.

금산군 관계자는 당초 공원 형태의 '청소년 미래센터'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거리에 학교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바꿨다"며"유명 대학 상징물을 보면서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더 좋은 대학을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거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길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괜히 헛돈만 썼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주민 김모(51)씨도 "조형물들이 조잡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차라리 공원 같은 데에 모아 놓으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산참여연대 최병조(43) 사무국장은 "자치단체가 거액을 들여 명문대 상징물을 만드는 대신 학생들의 학습여건 개선에 예산을 써야 하지 않느냐"며"군의 예산낭비에 대해 감사청구 등 문제 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금산=허택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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