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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이 병만은 피하자] (6) 소리 없는 저격수 '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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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이 병만은 피하자] (6) 소리 없는 저격수 '뇌졸중'

입력
2009.11.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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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할인점에서 일하는 박모(45)씨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 말이 어눌해지면서 오른쪽 팔다리의 힘이 빠져 쓰러졌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의식도 점차 떨어지다가 잠에 빠졌다. 동료들이 급히 119로 신고해 쓰러진 지 30분 만에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뒤 왼쪽 뇌동맥이 막힌 것이 확인돼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즉시 투여했다.

하지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한 결과,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아 동맥 내 혈전용해술을 실시했다. 박씨는 빠르게 회복돼 1주일 만에 퇴원했다. 김경문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로부터 '소리 없는 저격수' 뇌졸중에 대해 알아본다.

_뇌졸중은 어떤 질환인가.

"뇌졸중은 흔히 뇌혈관질환이나 중풍이라고 불리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고 신체장애를 일으킨다. 신체장애는 자신과 가족에게 오랫동안 고통을 준다.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성인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생활습관과 식생활 변화로 인해 40, 50대 발생률도 늘고 있어 40대에 접어들었다면 당장 뇌졸중 예방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_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 위험 인자는 고혈압이다. 이밖에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과음 비만 등도 원인이다. 심장판막증, 심방세동, 급성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도 혈전이 혈관을 막아 색전성 뇌경색을 일으킬 위험성이 무척 높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 여성호르몬제 장기 복용, 혈중 호모시스틴 상승 등도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_어떤 증상이 생기나.

"뇌졸중은 대표적으로 5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갑자기 발생하는 반신마비다. 들고 있던 물건을 갑자기 놓친다든가, 팔을 들지 못하게 된다. 또한 일어나다 한쪽 다리의 힘이 빠져 풀썩 주저 앉기도 한다.

양다리나 양팔에만 마비가 오면 뇌졸중이 아닐 수 있다. 또한 며칠이나 몇 주일 간 증상이 서서히 악화한다면 다른 질환일 수 있다.

두 번째 증상은 말이 어눌해지거나 언어장애(실어증)가 오는 것이다. 발음이 어눌해져 술 취한 것처럼 말하고, 잘 알아 듣기 못하며,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오른쪽이나 왼쪽 절반이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등 시각장애, 네 번째는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걸을 때 비틀거리는 등 신체장애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갑자기 생긴 심한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다. 이 때는 뇌출혈이나 지주막하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지주막하출혈은 흔히 얘기하는 꽈리혈관(동맥류)이 파열돼 생기며 이전에 전혀 겪지 못한, 망치로 때리는 듯한 심한 두통이 생긴다."

_뇌졸중이 의심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위에서 언급한 5대 가지 증상 가운데 하나라도 나타나면 뇌졸중일 확률이 90% 이상이므로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늦어도 증상 발생 3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의식이 없는 환자라면 승용차보다는 119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뇌세포는 단 몇 분 간만 혈액 공급이 안 돼도 손상되고, 한번 죽은 뇌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으므로 매우 응급한 상황이다. 민간 요법이나 자가 치료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의식이 떨어지거나 잘 삼키지 못하는 환자에게 입으로 음식이나 약을 먹이다가 폐렴이나 기도 폐색을 일으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

_급성 뇌졸중 치료는 어떻게 하나.

"뇌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쉽다. 따라서 혈관을 재빨리 다시 열어 뇌혈류를 회복하도록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응급 뇌 CT에서 뇌경색이 의심되면 바로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게 된다.

이것으로 혈관이 뚫리지 않으면 혈관조영술로 동맥 내 혈전용해술을 실시한다. 혈전용해술이 실패해 뇌가 심하게 부풀면 두개골을 절제해 감압수술을 하기도 한다. 뇌출혈이라면 출혈량과 부위에 따라 혈압조절, 뇌압 강하제 투여와 함께 응급 수술을 하기도 한다."

_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40세가 넘으면 현재 병이 없다고 해서 건강을 과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가족 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졸중 심장병 등 병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매일 회사에서 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회식 자리에서 과음ㆍ흡연한 후 운동할 시간도 없이 쓰러져 자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복부 비만이 있어 허리띠가 매년 한 칸씩 늘어나는 사람은 당장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면 좋다.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했던 사람은 2차 예방을 위해 평생 항혈전제 복용해야 하며 위험 인자 조壎?필요하다."

_뇌졸중 예방을 위해 건강한 사람도 매일 아스피린을 먹는 것이 좋은가.

"10% 정도의 아스피린 복용자에게 위장장애가 나타나며 1%에게 출혈 합병증이 생긴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병력 없는 사람이 아스피린을 먹어야 할지는 논란이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 아스피린을 처방하지만 위장장애와 출혈 등 부작용이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_삼성서울병원은 어떻게 치료하나.

"증상 발생 후 5시간 이내 5대 증상 중 하나를 가진 뇌졸중 의심 환자가 응급실로 오면 STAT코드가 작동된다. 뇌졸중과 관련된 의료진, 영상검사실, 혈관조영실로 직접 연락된다.

응급뇌졸중치료팀을 24시간 운영하며 응급실 내 병상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뇌졸중환자만을 위한 전문 응급 병상을 유지한다. 최신 검사 기기와 모니터 장비, 급성 뇌졸중 환자만을 위한 집중치료실과 입원 병동도 운영 중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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