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8년째 몸이 불편한 노점 할머니를 돕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성동경찰서 성수지구대 소속 이장윤(48) 경사. 그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두 세 차례씩 아차산 중턱에서 보리밥 등을 팔고 있는 최모(70) 할머니의 짐을 날라주고 있다.
30년 전 남편과 사별한 최 할머니는 홀로 아차산 중턱에 노점을 열고 보리밥과 막걸리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5년 전부터 퇴행성관절염을 앓아 잘 걷지 못하다 보니 아차산 입구에서 노점 장소까지 약 1㎞를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쌀과 막걸리 등을 짊어지면 더욱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이 경사는 8년 전 운동 삼아 아차산에 오르다가 최 할머니의 딱한 모습을 보게 됐다. 그는 11일 "불편한 다리로 걷기도 힘든 분이 지게에 무거운 짐을 싣고 오르는 모습이 안쓰러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한 번만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정에 끌려 계속 할머니를 돕다 보니 어느덧 8년이 됐다"고 했다.
이 경사는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할머니에게 전화를 드려 안부를 묻고는 할머니 댁을 찾아가 막걸리나 소주, 쌀 등을 배낭에 넣어 아차산에 오른다. 2007년 범인 검거 중에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해 한동안 할머니를 도울 수 없었을 때는 지구대 동료들에게 부탁해 할머니를 돕기도 했다.
최 할머니도 어느 결에 이 경사를 "우리 아들"이라고 부르게 됐다. 이 경사는 "산에 오르면서 운동 삼아 짐을 나른 게 전부"라며 "한 번도 봉사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할머니를 도울 생각이라며 "아들이 어머니를 돕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박철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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