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 증가로 고지혈증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혈액 속 2대 지방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다. 그런데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높은 것이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중성지방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각종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 비정상 혹은 고지혈증 판정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이 많은 고콜레스테롤증 유병률은 2007년 10.8%로 1998년(10%)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은 반면, 중성지방이 많은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2007년 17.3%로 98년(11%)에 비해 6.3% 포인트가 늘었다.
특히 지방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 한국인의 중성지방 수치가 지방을 많이 먹는 서구인보다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한국인은 전체 칼로리의 20%만 지방을 통해 얻는데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인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는 70㎎/㎗인데 비해 한국인은 120㎎/㎗다. 한국 성인 3명 중 1명 꼴로 중성지방 수치가 150㎎/㎗ 이상이다. 서구인보다 지방섭취량은 적지만 체질적으로 중성지방에 취약한 데다 쌀과 밀가루 등 탄수화물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심장병 뇌졸중 동맥경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이는 중성지방이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 침투가 용이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라며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성지방 수치가 150~200㎎/㎗이라면 식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중성지방을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고열량 식품이다. 육류 껍질 부위나 식물성 식용유, 케이크, 치즈 등은 되도록 피한다. 요리는 튀기거나 볶기보다 찌고, 삶고, 구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삼겹살 닭튀김 순대 등 기름진 음식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삼간다. 절주도 기본이다. 식이요법과 함께 다이어트와 유산소 운동으로 몸무게도 줄여야 한다.
중성지방 수치가 200㎎/㎗ 이상(고중성지방혈증의 진단 기준)이거나 당뇨병과 심장병 환자이면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약을 먹어야 한다. 약은 3~6개월 간 식이요법으로도 중성지방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복용한다.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전문의약품으로는 오메가3 지방산 성분의 오마코(건일제약), 피브릭산 계열의 리피딜슈프라(녹십자)와 나이아신 등이 있다. 오마코는 중성지방을 최고 53%까지 낮춰 준다. 리피딜슈프라와 나이아신은 중성지방을 낮추는 작용 외에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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