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 묻혀 있던 창극과 갑주를 통해 한반도의 갈등사를 되짚는 학술 행사가 열렸다. 한국고고학회는 '갈등과 전쟁의 고고학'을 주제로 청동기부터 삼국시대까지 전쟁에 사용된 무기와 전술, 군사체계 등을 분석하는 한국고고학전국대회를 6~7일 전북대에서 개최했다.
손준호 한국고고환경연구소 연구교수는 청동기 시대 한반도에 있었던 갈등의 양상을 복원했다. "수렵 도구와 살상 도구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신석기 시대와 달리 청동기 시대 들어 마름모꼴 석촉, 목책렬(말뚝을 박은 울타리) 등 본격적인 공격과 방어 무기가 등장했다"는 것이 손 교수의 주장. 손 교수는 그러나 "청동기 시대에는 아직 정복을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집단 유지나 내부 결속 등 상징적인 전쟁이 시작된 시가"라고 분석했다.
류창환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장은 삼국시대의 기병 전술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고구려 고분 벽화를 바탕으로 고구려 기병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 이 가운데 사람과 말 모두 갑주로 무장한 '개마무사형'을 최고의 위력을 발휘한 중장기병의 모습으로 추정했다. 양측 장수 간에 필마단기의 승부로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전술도 고분 벽화를 통해 복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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