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 1,100명 중 600명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겠다고 5일 발표하자, 추가 파병을 놓고 고심 중인 파병국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아프간 파병군의 에곤 람스 독일 사령관은 "국제기구 요원들의 철수는 이 지역에서 진행중인 작전의 목표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지난 2일 발표된 유엔의 파키스탄내 활동요원 감축계획을 지적하면서 "유엔의 잇단 철수발표로 양국에 대한 국제사회 개입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쟁지역 주민들과 반군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군사 작전뿐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대민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할 국제기구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카이 에이드 주아프간 유엔대표부 대표는 "안전을 고려한 4~5주간의 임시조치로 국외 재배치 인원은 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엔은 지난 2003년 이라크내 유엔시설이 폭탄 공격을 받았을 때 직원을 철수하면서 "임시적 재배치"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직원 철수는 수년간 지속됐다.
게다가 이번 조치가 "아프간 정부가 부패척결의 의지를 입증하지 못하면 국제적 지원이 축소될 것"이라는 유엔의 경고 직후 취해졌다는 점에서 일시적 재배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대선 개표 과정에서 아프간 정부와 유엔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데다, 최근 영국군이 아프간 경찰복장의 괴한에게 살해되면서 아프간 군의 경호능력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유엔직원들의 철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대선에 유엔이 적극 개입했기 때문에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후 지난달 28일 유엔직원 숙소에 자폭테러를 감행, 유엔직원 5명과 현지 고용인 3명이 사망했다. 또 파키스탄 북서부에서도 반군의 공격이 늘어나면서 지난달에만 유엔직원 11명이 사망하는 등 유엔 현지사무소와 직원에 대한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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