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특임장관이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주 장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린다. 세종시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지만 정부와 국회, 여야 정당 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특임장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런 말들이 나온다.
주 장관의 낮은 행보는 정치인 출신의 다른 장관들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는 것과 대비된다.
9월21일 임명된 주 장관은 지난 달 13일 정식 취임식을 가졌을 때 세종시 문제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 장관은"국회와 당 쪽에서도 논의되고 있어 양쪽에서 자연스럽게 무르익어 갈 것"이라며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고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니까 관심을 갖고 보겠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최근 그의 행보는 이런 발언과는 거리가 있다. 정운찬 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문제로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주 장관은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물론 주 장관이 완전히 부동자세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주 장관은 지난 3일 친박계 의원 모임인 '여의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 모습을 나타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친박계 기류를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5일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 세종시 관련 의견을 듣고 정 총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장관의 '낮은 행보'에 대해 "앞으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로 봐야 한다"는변론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임장관의 경우 전통적인 고유 업무가 있는 게 아니므로 주 장관 하기에 달렸다"며 "주 장관이 정부와 정치권 사이에서 소통 역할을 제대로 해야 특임장관 신설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