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싸움에 달려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알 이티하드가 7일 오후 7시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시아 패권을 놓고 격돌한다. 아시아챔피언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로 벌이는 대결이라 '기'싸움이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기'에서 앞서는 팀이 250만달러(약 30억)가 걸린 '쩐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축구의 심장인 도쿄국립경기장과 인연이 깊다. '도쿄의 기'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수많은 기쁨을 안겨줬다. 1997년 한국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과 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이날의 '도쿄대첩'은 아직까지 월드컵 예선 명승부 중 단연 으뜸으로 회자되고 있다.
두 번째는 지난해 한일 조모컵 올스타전에서 벌어졌다. 한국 올스타팀은 압도적인 일본팬들의 응원을 잠재우며 3-1로 일본 올스타팀을 제압해 '도쿄의 기'를 드높였다. 이제는 포항의 차례다. '파리아스 매직'의 포항은 노병준-스테보-데닐손 스리톱을 내세우는 4-3-3 포메이션으로 도쿄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
'K리그 킬러'로 악명이 높은 알 이티하드도 2004, 2005년에 이어 3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꿈꾸고 있다. 알 이티하드는 아시아무대에서 K리그팀을 상대로 5승1무1패라는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K리그팀의 정상 도전에 번번이 발목을 잡은 알 이티하드는 1999년 아시아 컵위너스컵 결승에서 전남을 3-2로 꺾으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2004년에는 전북과 성남을 차례로 물리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았고, 2005년 준결승에서는 부산이 희생양이 됐다.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이 이끄는 알 이티하드는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29골(포항 24골)을 터트리며 막강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결승전은 우승상금 150만달러와 더불어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최소 6위 확보 상금인 100만달러가 걸려 있다. 포항이 지금까지 획득한 69만달러에 우승 상금까지 더한다면 총 319만달러(약 38억원)의 돈방석에 앉게 된다.
도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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