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병을 앞둔 이슬람계 미군 군의관이 5일 오후(현지시간) 근무 중이던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 기지 안에서 동료 군인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 1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미군기지 사상 최악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미 육군 당국은 사건 직후 경찰이 쏜 총 4발을 맞아 중상을 입은 채 붙잡힌 용의자는 버지니아주 출신 미 육군 소속 정신과 군의관 니달 말릭 하산(39) 소령으로 5일 현재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안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당국은 공식적으로 범행 동기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하산 소령이 평소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파병을 앞둔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주변의 증언을 토대로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 당국은 이번 사건이 계획적, 또는 조직적 테러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 당국은 하산 소령이 최소 6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자살폭탄 공격과 관련된 글을 올려 왔다고 전했고 포트 후드의 로버트 콘 중장도 "미군부대를 노린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파병이 예정된 군인들의 신체검사가 진행 중인 건물에 개인 소유 반자동 권총 등 총기 두 자루를 들고 단신으로 진입, 차례를 기다리던 군인들을 향해 난사했다.
훈련 중에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포트 후드 기지 내 군인들은 갑작스러운 총격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고, 최고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에서 난사가 이뤄진 탓에 피해가 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콘 중장은 "소수의 무장 경찰병력이 응사해 상황이 곧 제압됐다"며 "사건 발생 건물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강당에선 약 600명이 모인 가운데 복무 중 대학을 수료한 군인들에 대한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어서 자칫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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