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알아도 너무 잘 알았다. 전창진(46) KT 감독과 강동희(43) 동부 감독은 2005~06시즌부터 한 팀에서 동고동락한 ‘환상의 짝꿍’이다.
마주보기만 해도 마냥 흐뭇하던 둘은 올시즌 적이 됐다. 동부에서 명장 이미지를 굳힌 전 감독이 올시즌을 앞두고 새 팀으로 이적, ‘모험’에 나서면서 둘은 서로를 밟고 일어서야 할 얄궂은 운명에 놓였다. 2005년 현역에서 물러난 ‘선수’ 강동희를 코치로 적극 추천한 전 감독은 정든 팀을 떠나면서 강 코치의 감독 승격에 다리를 놓았다.
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KT-동부전. 전 감독과 강 감독이 적으로 나뉜 후 처음 만났다. 감독 대결을 떠나서도 5연승(KT), 4연승(동부)으로 파죽지세인 공동 2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베테랑 사령탑’ 전 감독이 이끄는 KT의 승리. 지난 시즌 꼴찌에서 올시즌 확 달라진 KT는 전반 열세를 뒤집고 연장 접전 끝에 85-81 승리를 완성했다.
2쿼터까지 35-43으로 뒤지다 3쿼터 종반부터 무섭게 힘을 낸 KT는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1분 싸움’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80-79로 KT가 앞선 경기 종료 1분14초 전. 동부 윤호영이 쉬운 골밑슛을 놓치자 KT 김도수가 속공 상황에서 사뿐히 레이업을 얹어놓았다.
수비를 등지고 칼날 패스를 찌른 제스퍼 존슨(26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수훈이었다. 이후 동부가 다시 1점차로 따라붙자 역시 김도수가 15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3점차로 달아났다. 동부는 81-84에서 던진 표명일의 3점슛이 빗나가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전역 후 첫 시즌을 맞은 김도수와 조성민은 각각 17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14점 2어시스트로 6연승의 선봉에 섰다. 7승2패가 된 KT는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인천에서는 LG가 전자랜드를 96-78로 대파, 3연승으로 8승(2패)째를 수확하며 선두를 지켰다. 최하위 전자랜드(1승9패)는 8연패 수렁에 빠졌다. LG 귀화혼혈선수 문태영은 22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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