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실업률이 10%를 돌파,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실질실업률은 대공황 이후 최악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실업률은 최근 4주간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공식 실업자에 구직 단념자와 파트타임 근로자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실업률이 10.2%지만 실질 실업률은 17.5%에 달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인 5명중 1명은 사실상 실업자이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인 셈이다.
NYT는 특히 캘리포니아, 애리조나주 같이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 곳이나 미시간, 오하이오 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주는 실질 실업률이 20%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질실업률이 훨씬 높은 데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여론의 비난은 더욱 따가워질 것으로 보인다. 7,8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자금을 쏟아 붓고도 실제 생활은 나아지는 게 없기 때문이다.
보수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두자릿수 실업률에 대해 '맞아야 할 매를 일찍 맞았을 뿐'이라며 의외로 담담하게 보도했으나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느끼는 정치적 충격파는 간단치 않다. 높은 실업사태가 내년 중간선거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라진 일자리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금융위기가 기승을 부린 2008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일자리는 월 평균 64만5,000개나 없어졌지만 8월~10월에는 18만8,000개로 사라진 일자리 폭이 급감하는 추세했다.
위싱턴 경제ㆍ정책연구센터 딘 베이커 소장은 일부 긍정적인 고용지표와 관련, "제대로 가고 있는 것으로 고무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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