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나 증권사를 계열사로 둔 그룹들의 비은행지주회사 설립이 은행지주사보다 수월해진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대한생명), 동부그룹, 동양그룹 등의 지주사 체제전환이 한층 용이해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5일 비은행지주회사 인가 요건 등을 담은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12월부터 비은행지주사 설립때 일반기업 등 대주주는 출자금의 3분의 2까지 차입이 허용된다. 그동안은 은행지주나 증권, 보험지주사 할 것 없이 차입금으로 출자할 수 없었다.
이처럼 대주주의 출자금 요건을 완화한 것은 대부분 순환출자 고리로 보험ㆍ증권사를 계열사로 둔 그룹들의 비은행지주 설립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보험ㆍ증권사의 경우,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금상) 공백이 생길 수 있어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비은행지주사의 경우 대주주의 자기자본이 출자금의 4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적용받지 않게 된다.
당장 시장에서는 비은행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는 그룹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대한생명은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신운용, 한화증권 등을 묶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동부생명과 동부증권 지분 등을 갖고 있는 동부화재도 장기적인 지주체제 전환 방침을 갖고 있으며 동양그룹도 동양종합금융증권 또는 동양생명 중심의 지주체제 전환이 가능하다.
해당그룹들은 "아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와 시장에선 중장기적 전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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