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도박 마니아'들이 거액의 위안화 칩을 움켜 쥐고 해외로 달려가고 있다.
서쪽으로는 인도의 고야, 남쪽으로 싱가포르, 동쪽으로 한국 제주도, 북쪽으로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이 해외원정도박과 인터넷도박 등을 통해 연간 해외로 지출하는 자금이 6,000억 위안(103조원)을 넘어섰다고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이 5일 보도했다.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이 주간지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이들 해외 카지노의 주요 고객은 '대륙의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 지방정부 관리들이다. 이들의 원정도박 자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액수가 크다.
장중하이(張宗海) 전 충칭(重慶)시 상무위원은 공금 2억여위안(약 360억원)을 횡령, 원정도박에 나서 1억여 위안을 날렸다. 리웨이민(李爲民) 전 광둥(廣東)성 둥관(東莞) 진장도 해외 카지노에서 9,000여만위안을 잃었다. 특히 이들 중에는 현정부의 6개월치 재정수입을 하룻밤 사이에 탕진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처럼 해외 원정도박이 관리들의 부정부패 온상으로 자리잡자 건국이래 처음 공안부와 공산당 조직부, 선전부 등 당과 정부 17개 부처가 합동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단속을 따돌리는 다양한 루트의 원정도박과 인터넷 도박 등이 '대안'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변 아시아국가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잇따라 카지노를 개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정부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중국과의 변경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 최대규모의 카지노'동방 라스베이거스'를 세우기로 했다. 싱가포르와 몽골, 대만 등도 정부가 직접 나서 카지노를 개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도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인근 나진선봉경제특구의 엠페러(英皇)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재개장할 예정이다. 결국 돈 많은 중국인들이 이들의 주요고객이자 봉이 될 전망이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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