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의 연임제한 규정까지 고쳐가며 3선에 도전한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이 3일(현지시간) 실시된 선거에서 힘겹게 당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99% 개표 잠정 집계결과 블룸버그 현 시장이 51% 득표해 46%를 얻은 민주당 윌리엄 톰슨 후보를 앞섰다고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05년 재선 당시에는 2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낸 대승을 거뒀다. NYT는 "뉴욕시 유권자들은 법까지 자기 뜻대로 고치고 천문학적 선거비용을 써대는 선거행태에 분노, 선거비용이 훨씬 모자랐던 톰슨 후보에게 당초 예상 이상의 지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아랑곳 않는 블룸버그 시장은 당선이 확실해진 3일 자정 무렵 뉴욕 중심부 쉐라톤호텔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에게 "관례적으로 3선째 임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는 지난 8년간 모든 관례적 생각을 무너뜨려왔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증권사 직원으로 출발, 금융전문 통신 블룸버그를 설립해 억만장자가 된 블룸버그 시장은 이번 선거에 9,000만달러(약 1,062억원)의 사재를 쏟아 부었다. 이는 경쟁자 톰슨 후보가 쓴 선거비용의 14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선거결과는 박빙이었고, 블룸버그의 한 보좌관은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NYT에 말했다.
지난해 대선을 넘보기도 했던 블룸버그 시장은 '오바마 바람'거세지자 일찌감치 출마를 포기했다. 대신 시의회를 움직여 3선 출마 여론을 조성한 후 마침 닥쳐온 금융위기를 틈타 "초유의 위기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논리로 지난해 말 법개정을 관철, "뉴욕시장이 아니라 뉴욕의 왕"이 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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