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77로 뒤진 삼성의 경기 종료 47초 전 공격. LG 이현준은 이리 저리 드리블하며 공격 기회를 엿보던 이규섭의 공을 벼락 같이 쳐 내 천금 같은 가로채기를 성공시켰다. 삼성 벤치에서 작전 타임을 부르는 순간 이규섭은 머리를 감싸 쥐며 뼈아픈 실수를 자책했다.
창원 LG가 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10시즌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이현준의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하프 코리언 문태영(29점 6리바운드)의 맹활약을 앞세워 서울 삼성을 80-76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부산 KT와 원주 동부(이상 6승2패)를 제치고 단독 선두(7승2패)에 등극하며 1라운드를 마쳤다. 홈 5연전의 마지막 경기도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1라운드 LG 돌풍의 주인공 문태영의 날이었다. 문태영은 2쿼터 중반까지 파울 3개를 하며 위축됐지만 다시 투입된 3쿼터와 4쿼터에만 19점을 쏟아 부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75-76으로 뒤진 경기 종료 1분7초 전 이승준(24점)의 마크를 피해 결정적인 역전골을 넣었고, 15초 전에는 단독 드리블에 이은 골밑 돌파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슛을 성공시킨 뒤 문태영과 크리스 알렉산더(21점 17리바운드)는 뛰어올라 엉덩이를 부딪히는 세리머리로 승리를 자축했다.
전반을 46-44로 앞선 LG는 3쿼터 중반까지 강대협(12점)의 3점슛 두 방과 문태영 알렉산더의 득점에 힘입어 10점 차까지 점수를 벌려 쉽게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삼성은 이승준의 3쿼터 종료 직전 3점슛으로 59-60, 1점 차로 좁힌 뒤 4쿼터에서도 이승준과 테렌스 레더(17점)의 꾸준한 득점으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이규섭의 결정적인 실수로 분위기를 LG에 뺏기고 말았다.
한편 울산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를 93-70으로 대파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신선우 전 LG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개인 통산 정규시즌 3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또 최연소(46세 7개월), 최소 경기(576경기) 300승 감독이 됐다.
창원=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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