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투자했다."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79)이 미국의 대형 철도회사를 인수하는 '사상 최대의 베팅'을 성사시킨 뒤 한 말이다. 버핏은 나아가 인수합의를 제안한 뒤 불과 15분만에 전격적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의 지분 77.4%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인수대금은 260억달러(약 30조7,500억원)로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인수합병 사상 최대규모다.
이미 BNSF의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는 버크셔가 이번에 주당 100달러에 나머지 지분을 현금과 버크셔 주식교환형태로 인수키로 한 것이다. 버크셔는 또 BNSF의 부채 100억달러도 떠안기로 해 총 인수규모는 440억달러(약 52조원)에 이른다.
버핏은 이와 관련 "미국경제의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에 올인 했다"며 "나는 이런 내기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버핏은 "미래 미국의 번영은 효율적이고 잘 관리된 철도시스템에 달려 있다"며 "미국은 수십 년 후에도 계속 성장할 것이고 미래에 더 많은 사람과 물자가 철도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이번 투자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특히 자신의 이번 투자가 미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번성할 철도산업에 투자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흘러 들어온 수출화물이 미국에 도착해 내륙 곳곳으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BNSF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 BNSF는 미국 내 농산물과 석탄물 수송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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