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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홍석천 쇼킹 발언… '강심장'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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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홍석천 쇼킹 발언… '강심장' 다음은

입력
2009.1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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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천하장사가 됐을 때 "강호동의 힘이 이만기의 기술을 이겼다"는 말이 있었다. 강호동의 그 같은 힘은 방송에서도 여전한 듯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은 MC와 게스트가 미느냐 밀리느냐의 힘 싸움이 중요한 토크쇼다. 가장 '센' 토크를 한 게스트를 '강심장'으로 선정하는 토크 방식은 게스트에게 더 센 토크를 부추기고, 게스트는 토크 기회를 얻기 위해 "빅뱅이 소속사를 무단 이탈할 뻔 했다"(지드래곤), "2002년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술을 먹여 경기력을 떨어뜨렸다"(홍석천) 같은 발언을 한다.

물론 센 발언을 끌어내려면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고정 패널 붐은 게스트의 각종 굴욕사진을 공개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낸시랭, 김효진 등 패널들은 충격 발언을 하거나 무대 앞에서 독특한 개인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강심장'은 '황금어장'의 '무릎 팍 도사'에서 센 토크만 조각 모음하고 SBS의 '스타킹'을 흉내 낸 프로그램 같다. '무릎 팍 도사'에서 게스트가 눈물을 흘리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강심장'에서는 카라의 한승연이 무명 시절 이야기를 하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무대 앞에서는 연예인들의 온갖 개인기가 이어진다.

센 토크가 나오는 토크쇼는 많다. 하지만 지명도 있는 연예인이 이렇게 많이 나와 1시간 내내 센 것만 보여주는 토크쇼는 없다. 연예인들이 토크쇼에서 한마디씩 던지던 센 토크는 논란만 일으키지만 '강심장'은 그것들을 모아 쇼의 고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기 연예인을 통해 공중파의 수위를 넘는 그 무엇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강하게 끌어들인다.

'강심장'이 3일 기어이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강호동과 '강심장'의 힘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방송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강한 토크의 쾌락은 더 강한 토크나 더 센 게스트의 힘으로 유지된다. SBS '야심만만' 시즌 2가 실패한 이유 역시 시즌 1 이상의 무엇을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심장'에서 게스트가 편하게 놀 자리를 마련해 준 붐의 입대는 강호동의 역할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까지 강호동은 게스트의 센 토크를 밀어붙이는 역할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보다 능수능란한 토크의 딜러 역할을 해야 할 지 모른다. 온갖 논란과 우려와 비판 속에 첫 고비는 잘 넘겼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또 다른 것을 요구할 것이다. 강호동과 '강심장'은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 lennone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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