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폐경기 여성은 다른 나라 여성보다 비타민D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골다공증과, 이로 인한 골절 부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이해혁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지난해 8월 '대한폐경회지'에 발표한 논문 등 국내ㆍ외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폐경 후 여성의 64%가 비타민D가 부족한 데 비해 한국 폐경 후 여성은 92%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국내 여성의 27%가 폐경 상태이고 이들 중 무려 30%(220여만명)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데(통계청 2006년) 이는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있다. 햇빛 노출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되는 비타민D는 세포와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항암 작용도 하는데 무엇보다 칼슘 흡수를 늘려 뼈를 튼튼하게 한다.
학회가 제정한 '폐경의 달'(11월)을 맞아 폐경기 여성에게 필요한 비타민D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
비타민D는 단순한 영양 성분이라기보다 일종의 호르몬으로 칼슘과 인 대사 조절에 관여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를 이루는 칼슘 결합에 문제가 생겨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비타민D는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해 골격근 기능을 도우므로 부족하면 낙상할 위험이 높다. 운동 기능이 떨어진 고령 여성이 비타민D 보충제를 먹으면 낙상 위험이 22%까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국내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비타민D 보충제를 먹고 있는 환자는 13%에 불과하다. 반면 골다공증 환자 중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40%나 된다.
50세 넘으면 하루 800IU 먹어야
대한골대사학회는 국내 비타민D의 하루 권장량을 성인 200IU, 50세 이상 800IU로 제시했다. 반면 미국골다공증재단은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을 성인 400IU 이상, 50세 이상 노인 800~1,000 IU로 권고하고 있다.
비타민D는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200IU 정도 생성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비타민D가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능력이 떨어져 같은 시간을 노출하더라도 젊은이보다 합성량이 적다.
또한 화장을 짙게 하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도 비타민D 합성이 제대로 안 된다. 실제로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15 이상인 차단제는 자외선을 98%까지 막는 효과가 있어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는 SPF 10 이하를 자주 바르는 게 낫다고 학회는 권고했다.
음식으로는 연어 고등어 청어 같은 기름진 생선이나 달걀 버터 마가린 등의 유제품에 비타민D가 많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식품으로 얻는 비타민D는 전체 필요량의 10~20%에 불과해 별도로 보충제를 먹는 것이 좋다.
시판되는 칼슘제에는 대부분 비타민D가 첨가돼 있다. 단위 표기가 'mcg'로 돼 있기도 한데 20mcg정도면 하루 권장량인 800IU에 해당한다. 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정해진 용량보다 많이 먹게 되면 흡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알맞은 용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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