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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젖은 매혹적 춤사위/ 'Full moon'- 달 표면 영상 활용한 무대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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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젖은 매혹적 춤사위/ 'Full moon'- 달 표면 영상 활용한 무대 선봬

입력
2009.11.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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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교한 가을 달빛에 몸이 젖는다. 6~7일 같은 기간에 공연하는 현대무용 'Full moon'과 전통무 '만월(滿月)'이 각각 다른 두 가지의 보름달을 띄워올린다.

댄스씨어터 까두(加頭)가 선보일 'Full moon'은 달을 광기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처음과 끝에는 미국의 무용수이자 작곡가인 메레디스 몽크의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고, 흰 망토를 입은 무용수 8명은 절제된 몸짓으로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사이에 관현악곡 등에 맞춰 집착, 결벽, 퇴폐, 변태, 살욕의 상태를 묘사한 연극적인 춤들이 끼어든다. 가령 집착은 개기월식의 영상을 등진 남녀의 끈적한 몸짓으로, 퇴폐는 눈의 홍채를 연상시키는 보름달 이미지 앞에 상체를 훤히 드러낸 여성의 매혹적인 춤으로 채운다.

안무자 박호빈씨는 무형문화재 17호 봉산탈춤 이수자. 그는 이번 공연에서 태극권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정서를 조화롭게 버무린다. 신화적인 주제와 달리 과학책에 나올 법한 사실적인 달 표면 영상을 활용한 비주얼아티스트 최종범이 꾸민 무대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외 진출을 겨냥해 만든 이 작품은 2009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 서울아트마켓이 주관하는 '팸스 초이스 2009'에 선정됐다. 지난해 11월 초연된 후 한국춤평론가협회가 주는 춤비평가상 작품상도 받았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70)7579-9574

서울시무용단의 '만월'은 삭(朔)이 보름달로 차오르는 과정을 전통무로 승화시킨다. 첫 장 '삭'의 어둠은 보살춤 '천, 불(天佛)'로 깨진다. 이어 보살을 노래하는 악곡 영산회상에 맞춰 승무와 선무가 무대에 오른다.

2장 '초승달'에서는 두 꽃이 만발한다. 흰꽃을 손에 들고 바람에 휘날리듯이 추는 백화(白花)춤과, 흔히 '부채춤'이라 불리는 꽃분홍색 부채를 들고 추는 만화(滿花)춤이다. 3장 '상현달' 장면은 남녀 2인무인 연(緣)춤과 탈놀음이 장식한다. 김유경류 봉산탈춤 보존회장인 박영수씨가 탈춤을 지도하고 직접 출연까지 해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이윽고 마지막 장 '보름달'. 남성은 풍년과 추수의 기쁨을 주고 받는 신명걷이, 여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강술래 월하(月下)를 추다가, 풍물놀이 풍월(風月)로 한데 어우러지며 춤은 최고조에 달한다.

임이조 서울시 무용단장이 안무를 맡고,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한 김동혁씨가 연출을 담당, 우리 춤 고증에만 그치지 않고 극적인 재미까지 더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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