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무용가 최승희(1911~1969) 탄생 100년을 앞두고 그의 춤과 인생을 다루는 국제 포럼 '다시 최승희를 말한다'가 4일 오후2시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무용가최승희기념사업회는 3일 최승희의 제자인 쟝주후이(蔣祖慧ㆍ75) 전 중국발레무극단장과 이애순 중국 옌볜대 예술연구소장, 이영욱 전 옌볜대 무용과 교수, 영상다큐멘터리 작가 정수웅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1949~52년 최승희로부터 무용을 사사받은 쟝주후이 전 단장은 "화학을 좋아하던 소녀가 선생님을 만나 춤을 사랑하게 됐고, '민족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씀에 민족무용을 창조하겠다는 집념을 갖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은 미숙했던 제게 무대에서 부채를 들고 뒤따르는 역할을 시켜주면서 '네 실력이 괜찮으니 계속 노력하라'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생전 최승희는 중국 전통극인 경극과 곤극의 전문가들을 불러 자신의 학원에서 강습을 시키고 그 내용을 기록해 교재로 정리하기도 했다.
이애순 소장은 2005년 평양 방문 때 찍은 최승희의 유작 '사도성의 이야기'(1953)의 한 장면으로 추정되는 4분 가량의 '무사춤'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소장은 "현재 북한에는 최승희의 큰 오빠의 자제인 최호섭, 최로사씨가 가까운 직계가족으로 남아있고, 아들 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라고 증언했다.
포럼 진행을 맡은 장광열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은 "중국, 북한에서는 최승희 춤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그의 일대기만을 연구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최승희의 출생지인 강원 홍천군과 매년 공동진행하는 '최승희 춤축제'를 올해 신종플루로 취소하는 대신 세미나를 국제포럼으로 확대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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