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박계 의원인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 내각의 수장인 정운찬 총리를 정면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장관은 2일 저녁 경기 과천시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정운찬 총리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정 총리를 겨냥했다.
최 장관은 이어 "박 전 대표는 누구보다 세종시 문제를 많이 고민한 분"이라며 박 전 대표를 옹호했다.
이 같은 언급은 세종시 수정 추진을 둘러싼 정 총리와 박 전 대표의 발언 공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세종시는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자 정 총리는 "박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하겠다"며 수정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최 장관의 언급은 세종시 수정 추진을 둘러싼 여권 갈등이 한나라당에서 내각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 장관의 세종시 발언은 장관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지만 각료가 상급자인 총리를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9월 말 친박계 정치인 몫으로 입각한 최 장관은 취임 후 몇 차례 다른 부처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최 장관은 지난 달 30일 조찬 모임에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준이 너무 급하게 가고 있다"며 정부에서 검토하는 온실가스 대폭 감축 방안에 난색을 표시했다.
그는 또 지난달 19일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면서 세수 확충을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폐지를 추진 중인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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