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오렌지족' 발상지였던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가 패션거리로 새롭게 단장한다.
서울 강남구청은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로데오 거리 입구에서부터 선릉로 방향 출구까지 약 440m 구간을 패션거리로 재조성한다고 3일 밝혔다.
구는 구 예산 34억 원을 들여 이달 말까지 왕복 2차로인 기존 도로를 1차선 일방통행으로 고치고, 대신 1m에 불과한 인도를 크게 넓혀 보행자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지상 5m 높이에 걸려 있어 거리 미관을 해치던 통신 선에 대해서는 지중화 공사를 하기로 했다. 인도 확대와 지중화 작업으로 확보한 공간은 각종 공연과 전시회, 보행자 쉼터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강남구청은 또 패션거리 조성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 심각한 불법주차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발렛파킹(대리주차 서비스)'을 뿌리뽑기 위해 주차단속용 CC(폐쇄회로) TV를 설치하고 단속반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로데오 거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비 중심지였지만, 최근 들어 상권이 기울기 시작했다. 본래 주택가였던 곳이 상점가로 바뀌었기 때문에 거리가 좁고 주차공간이 협소해 상시 교통혼잡이 빚어졌고, 발렛파킹이 성행하면서 도로가 불법 주차 차량으로 넘쳐났던 탓이 컸다.
로데오거리 상인연합회 임성진 회장은 "아직은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갈수록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번 새 단장은 위기를 느낀 상인과 구청이 오랜 논의를 거친 끝에 내놓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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