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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심각' 격상/ 지역보건소들 의료진 부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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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심각' 격상/ 지역보건소들 의료진 부족 비상

입력
2009.11.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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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국가전염병 위기 단계가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됐지만 늘어나는 환자들을 치료할 의료진과 병실이 부족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초ㆍ중ㆍ고교생들의 예방접종을 담당할 각 지역의 보건소들은 의료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한 보건소는 지난달 중순부터 신종플루 백신 예방접종 전담인력에 필요한 의사와 간호사 등의 모집 공고를 냈다. 하지만 20여일이 넘도록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예방접종 인원 등을 고려했을 때 12명 정도의 의사를 뽑을 예정이었지만 모집기간이 끝난 현재까지도 지원자가 8명 밖에 안 된다"며 "당장 다음주부터 시작될 예방접종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의료기관들이 밀집한 서울은 그나마 보건소와 의료기관 사이의 협조체계 구축 등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의료기관들이 부족한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경기도의 경우 도내 45개 보건소에 의사 1명, 간호사 2명, 행정요원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 167개 접종팀을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이에 해당하는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125개 팀만이 꾸려진 상태.

수원 한 보건소의 경우 5개 접종팀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현재 1명의 의사만 확보될 정도로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부산과 충남의 경우도 원래 계획했던 접종팀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료진만이 확보된 상태로 해당 지자체들은 공중보건의 투입과 군의관 긴급 수혈 등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하루 500~600명 이상의 환자를 돌보는 격무에 백신접종 부작용 발생시 책임 소재 등을 우려한 의사들의 걱정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밀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일부 거점병원들은 의료 인력과 병상이 부족해 치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 거점 병원 관계자는 "대형 병원의 경우 응급실 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인데 신종플루 환자가 하루 평균 800~1,000명 정도 찾아오면서 사실상 다른 중요 환자를 담당해야 할 의료진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격리병상도 이미 포화 상태다. 서울 지역 54개 거점병원에 마련된 786개 격리병상은 이미 대부분이 찬 상태. 거점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보라매병원과 고려대 구로병원에 마련된 격리병상도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주에 이미 수용 가능한 환자들로 더 이상 추가 환자들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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