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계획ㆍ실행한 조선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현 35호실)가 김정일 당시 노동당 총서기의 직접 지휘를 받는 형태로 활동했다는 것이 일본 당국 조사에서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대외정보조사부는 일본인 납치가 실행된 19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 김일성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지위를 굳혀가던 김 총서기의 직속 공작기관이었으며 지시를 받을 때 '전달식'까지 열었다.
명령은 '친애하는 장군님, 김정일 동지가 다음과 같이 지적하셨다'는 문구로 시작해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문서나 구두로 전달됐다. 이런 점을 근거로 일본 정부 내에서는 김 총서기가 일본인 납치를 지시했거나 적어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관측이 굳어지고 있다.
김 총서기는 2002년 고이즈미(小泉) 일본 총리의 방북 때 가진 정상회담에서 "특수기관 일부가 망동주의, 영웅주의로 치달아 이런 일을 벌였으며 책임자를 이미 처벌했다"고 설명해 자신의 간여를 부정했었다.
그러나 당시 김 총서기의 간여가 사실일 경우, 핵ㆍ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 북일국교정상화를 실현하겠다는 하토야마(鳩山) 정부는 대북 교섭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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