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만발이다. 그러나 시청률은 예상 외로 낮다. KBS2 수목드라마 '아이리스'가 뜨거운 인기와 뜨뜻미지근한 시청률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아이리스'의 지난주 평균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은 27.2%. 전 주보다 2.4% 포인트 올라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38.8%)에 이어 지상파TV 주간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겉보기엔 만족스러워할 수치다.
그러나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T.O.P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고 200억원을 쏟아 부은 대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 더군다나 출발선에서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 기대감을 잔뜩 높였었다. 전체 20부작 중 6부작을 방영한 시점이면 30% 선은 넘어야 한다는 게 여의도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덕여왕'과의 격차가 10% 포인트 이상 나는 점도 관계자들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
일부 방송 관계자는 시청률 착시현상을 주장한다. '아이리스'는 다른 TV 드라마에 비해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시청률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TV 영화전문채널 OCN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 주의 '아이리스' 2회분을 연달아 방송한다. 유례를 찾기 힘든 발 빠른 재방송이다. 진한 키스 장면이나 침실 장면 등 지상파 TV의 전파를 탈 수 없었던 미공개 장면까지 포함한 재방송이다. OCN 관계자는 "최고 시청률 2%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 시간대 케이블TV 시청률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합법 다운로드도 시청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일까지 '아이리스'는 80만 건 가량이 다운로드돼 '잭팟'을 터트렸다. 회당 700원을 벌어들이니 다운로드로만 벌써 5억 6,000만원 가까운 수입을 올린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리스'는 마니아 드라마 성격이 덜해 본방송을 꼭 보려는 열혈 시청자들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주장했다.
시청률 30%를 넘어서기엔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KBS 내부에서 나온다. '아이리스'는 국내 드라마로는 극히 드물게 대형 첩보액션물로 기획됐으나 정작 멜로 라인에 집중하면서 시청률의 한계에 부닥쳤다는 것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는 아직 첩보액션의 묘사에 한계가 있는 듯 하다"며 "첩보액션이 좀 더 설득력 있게 그려졌으면 30~40%의 시청률이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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