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아우'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 카나두의 아마두 벨로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이종호(광양제철고·사진)와 손흥민(동북고)이 전반 12분과 22분에 릴레이골을 터트리며 알제리를 2-0으로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탈리아(2승1무)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해 B조 2위 멕시코와 5일 자정 8강 길목에서 맞붙게 됐다. 한국은 13회째를 맞은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1987년 캐나다 대회 8강 진출 이후 2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10월 20세 이하 대표팀의 8강 쾌거 후 17세 대표팀도 16강에 진출, 한국 축구대표팀의 '아우'들이 연이어 낭보를 전하고 있다. 이처럼 연령별 대표팀들이 동시에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젊은 유망주들이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톡톡히 보여줘 세계축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FIFA는 "빠르고 역동적인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다. 위협적인 팀"이라고 평가했다.
축구전문가들은 그동안의 꾸준한 투자로 인해 체계화되고 있는 연령별 대표팀 운영시스템의 확립을 '전성시대' 도래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박성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국제무대에서 연령별 대표팀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어 확실히 전성시대라고 볼 수 있다"며 "유망주들의 조기발굴에 이어 지도자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대표팀 선발과 운영 등의 시스템이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감독은 "예전에는 특출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특정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고르게 배출되고 있다"고 한국 축구 '아우'들이 발전하고 있는 일례를 꼽았다. 이광종 감독 역시 "17세 이하 대표팀이 16강에 오른 것은 한국 축구가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 외에도 A조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독일, B조 스위스, 멕시코, C조 이란, 콜롬비아, D조 터키, 부르키나파소, 뉴질랜드, E조 스페인, 미국, UAE, F조 이탈리아, 한국, 우루과이가 16강에 진출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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