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소방 공무원들이 3년 동안 초과 근무수당 수십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미지급분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 9월 대법원이 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을 근무시간에 맞게 지급하라고 내린 판결을 계기로 이와 같은 소송은 전국 시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2일 전ㆍ현직 소방공무원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와 각 시도에 따르면 충북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310명(전직 1명 포함)은 이날 충북도를 상대로 초과근무수당 미지급분 청구 소송을 청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2교대 소방공무원의 경우 한달 평균 365시간을 근무하는데, 정규 근무를 제외한 초과 근무 195시간 중 수당은 78시간 분만 받고 있다"며 "3년(임금채권 소멸시효)동안 받지 못한 나머지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청구액은 근무 형태에 따라 1인당 400만~2,000만원으로, 총 30억원에 달한다.
초과근무수당 미지급분에 대한 청구 소송은 서울과 대구, 충남, 대전, 광주, 전남 등 10여개 시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들 지역 소방공무원들은 현재 위임장을 받는 등 소송 준비에 한창이며 이달 말이나 12월 1일 일괄적으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방 공무원들이 줄 소송에 나선 것은 최근 대법원이 공무원을 초과근무수당은 실제 근무시간에 맞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9월 대구 상수도사업본부 소속 공무원 290여명이 2002년 대구시를 상대로 초과근무수당 15억원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예산편성 범위와 관계없이 실제 초과근무한 시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현재 전국 소방 공무원 3만여명 가운데 86%에 이르는 2만 6,000여명은 공무원 정규 근무시간(170시간)보다 적게는 70여 시간에서 많게는 190여시간 가깝게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소방발전협의회측은 "많은 소방공무원들이 하루 2교대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당한 권리를 찾고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소송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소방공무원들이 원하는 대로 다 지급한다면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로서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유사한 근무조건에서 공무원들도 있는데 특혜를 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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