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2일 국세청 고위 간부가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를 통해 세무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고 서울 인사동 G갤러리와 해당 국세청 간부의 자택, 관련 기업 등 4곳을 압수 수색했다.
현직 국세청 국장급 간부인 A씨는 기업체들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구매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씨가 그림 가격을 정가보다 부풀리기 한 정황도 일부 확인하고, A씨와 관련 기업체 인사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수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갤러리는 올해 1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전군표 전 청장에게 고가의 그림인 '학동마을'을 상납한 의혹과 관련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전 전 청장의 부인 이모씨는 "남편이 국세청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초 한상률 당시 국세청 차장에게 그림을 선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께 G갤러리 측에 '학동마을' 그림을 처분해 달라고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G갤러리가 전직 국세청장 2명이 연루된 '그림 상납'에도 연관된 점을 주목하고, 이 갤러리가 국세청 간부들의 비밀 상납 경로 혹은 돈세탁 창구 등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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