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9일 알 카에다 지휘부 체포에 성과가 없다며 파키스탄 정부를 꾸짖듯 질타했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은 파키스탄 신문편집장들과의 회견 도중 "어떤 정부 관리도 알 카에다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2002년부터 알 카에다가 파키스탄에 숨어 지내고 있는데 그들을 잡을 수도 없다는 말을 어찌 믿겠느냐"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정부 고위직과 정치인들은 현재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본거지에 대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뒤통수를 맞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퉁명스러운 클린턴 장관의 말이 파키스탄 관리들을 격분하게 했다"며 파키스탄의 분위기를 전했다.
마치 학생을 다그치는 듯한 클린턴 장관의 어조는 이에 앞서 방문한 국립 라호르 대학에서도 나왔다. 그는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파키스탄은 모르는 사이에 (탈레반에게) 영토를 빼앗기고 있다"며 "영토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싶다면 그것은 당신들의 선택이다"고 발언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금까지 정치인의 아내, 혹은 외교관으로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이 도움을 얻기 위해서 파키스탄 정부군의 적극적인 탈레반 공격이 절실한 민감한 순간 강경 발언을 거듭 쏟아낸 점이 눈길을 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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