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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사교육 주범' 논란 外高 국제고로 전환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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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사교육 주범' 논란 外高 국제고로 전환이 답이다

입력
2009.11.0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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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존폐여부가 최대 교육현안으로 떠올랐다. 그 동안 외고는 사교육의 주범, 우수학생들을 싹 쓸어 간다는 지적, 있는 사람들만 들어가는 학교, 상위권 대학을 가기 위한 통로라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견 맞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 왜 교육 수요자들이 외고를 선호하느냐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외고 선호 현상에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일종의 계층행동이라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회경제적 지위의 반영은 크게 두 가지 선호로 나타난다. 때론 공간분화로, 때론 특정한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코리아타운, 리틀도쿄, 베버리힐스 같은 공간분화 현상, 중산층 백인들이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우리의 경우도 이미 사회경제적으로 계층분화가 이루어져 있다. 외고의 선호문제 역시 교육 수요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미국의 백인 중산층들이 차별화된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것처럼 차별화된 외고를 선호하는 현상은 같은 맥락이란 것. 특히, 우리의 경우 평준화 체제로 공립과 사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얘기가 거창하게 확장됐다. 다시 본론으로 와서, 현재 외고 논란의 핵심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설립목적과 다른 교과운영', '사교육의 진원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두 문제가 논란의 진짜 원인이라면 외고를 폐지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교육과정은 설립취지대로 운영할 수 있게 하면 되고, 사교육 진원지란 문제는 당초 잘못 진단했기 때문이다.

오진이란 이유는 뒤집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외고 없애면 영어 사교육이 사라질 것인가?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만일 사교육 열풍이 사라진다면 나는 더 이상 이런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지는 않는다는 점에서다. 어쨌든 지목되고 있는 이 두 가지 원인을 감안하면 국제고로의 전환이 해답이다. 이유는 이렇다.

국제고는 다른 학교에 비해 내신 반영비율이 상당히 높다. 내신 5~20%까지로 외고에 비해 그다지 치열하지 않다. 청심국제고의 경우처럼 내신에 아예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교육 받지 않고 학교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교육 열풍이 낮은 지역의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

수월성 교육과 고교 다양화 정책도 지킬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다양한 형태의 경쟁력 있는 고등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이뿐만 아니다. 국제고는 국제화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잘 부합된다. 외고를 공격적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면 국제고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다.

한병선 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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