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 지음 실천문학사 발행ㆍ224쪽ㆍ9,500원
소설가 김연의 첫 청소년 소설이다. 10년 전부터 경기 가평 산골에서 딸과 둘이 살아온 자신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게 소설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까지 쓴 글 중에서 가장 빨리 완성했고, 가장 많이 울었고, 가장 많이 웃었으니 소설의 함량과는 상관없이 자기치유만은 확실히 됐다"고 적었다. 그러고는 책이 나오기도 전에 딸과 함께 미국 아이오와주로 긴 여행을 떠났다. 소설 속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엄마처럼.
'비주류' 작가인 엄마와 둘이 사는 목련이는 철없는 엄마를 시종 걱정한다. 영화배우 박신양과 동명이라는 이유로 한 비올리스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아이 학교의 원어민 영어교사에 꽂혀선 영어로 이메일을 쓰기까지 하는 엄마. 한숨만 나오는 엄마에게 그러나 상처투성이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광주민주화운동, 학생운동, 노동운동으로 이어지는 엄마의 젊은날은 오롯이 저자의 경험이다.
1990년 차주옥이라는 필명으로 장편 노동소설 <함께 가자 우리> 를 발표하며 등단한 전력을 보여주듯, 엄마의 입에서는 사회비판이 쏟아진다. 가령 "대한민국 교육이 단단히 미쳤지"나 "이놈의 사회에선 꼭 그딴 식으로 말하지? 결손가정? 뭐가 부족해서 결손인데? 편부모? 누가 편 먹고 놀재?"처럼. 함께>
아이의 시점으로 일기 쓰듯 풀어낸 문장이 술술 읽힌다. 동방신기의 노래 '오정반합'을 좋아하고, G마켓에서 구두를 사고, 자위니 하는 성 지식을 읊는 아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오히려 교육적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