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8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을 분석한 결과 미국, 영국 등 정치 선진국에 비해 지방의원 ∙자치단체장이나 기업인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8대 의원들의 전직 가운데 법조계, 정당인, 일반 공무원(행정 관료), 언론인, 교수∙교사 등 5대 직업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7%에 이르렀으나, 우리나라 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기업인, 노동자, 농민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불과했다.
한국일보가 10·28 재보선이 끝난 직후인 1일 재적 국회의원 294명의 출신 직업을 정밀 분석한 결과 판사 ∙검사∙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이 20.4%(6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분석은 각 의원이 가장 오래 가졌던 직업을 기준으로 이뤄졌는데, 여러 직업을 비슷한 기간 동안 경험했을 경우 전문성을 갖춘 직업을 우선 택했다.
법조계 다음으로는 정당인(15.3%, 45명) 일반 공무원(14.3%, 42명) 언론인(12.2%, 36명) 교수·교사·연구원(8.5%, 25명) 등의 순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지방의원∙ 지자체장(8.2%, 24명) 사회운동가(6.5%, 19명) 순으로 많았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지방정계 출신 의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당선된 연방의회 의원(하원 435명, 상원100명)의 전직(복수 응답)을 분류하면 지방의원(269명)과 지자체장(51명)을 합친 지방정계 출신은 59.8%(320명)를 차지한다. 지난 8월30일 선거에서 당선된 일본 중의원들의 직업 가운데는 지방정계 출신이 27.9%로 가장 많다.
또 우리 국회의원 중 기업인 출신은 4.8%(14명)에 그친 데 비해 미국 연방의원과 영국 하원의원 중 기업인 출신 비중은 각각 37.6%, 18.3%에 이르렀다.
우리 국회의원 중 인구 구성 및 생산의 주요 축인 노동자, 농민 출신은 각각 3명(1.0%), 1명(0.3%)에 불과하다. 문화·예술·체육계 출신도 1명(0.3%)에 그쳤다.
이번 조사분석의 자문을 맡은 국회입법조사처 이정진 박사는 "미국 일본 등에는 지방정계에서 경험을 쌓은 직업 정치인들이 많지만, 지방자치 경험이 짧은 한국에서는 전문성과 정치적 경험을 고루 갖춘 국회의원들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국회가 각계각층의 국민 이해를 고루 대변하려면 공천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의원 충원 구조를 다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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