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드룰레 글ㆍ에리카 레너드 사진/윌북 발행ㆍ392쪽ㆍ1만4,800원
"이 집은 고독의 장소다. 나는 글쓰기를 위해 이곳에서 혼자여야 한다고 작정했다. 이 곳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고, 내 책들은 이곳에서 나왔다."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는 생전에 이 책 <작가의 집> 에 쓴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파리 교외 노플르샤토의 한 농가에서 <부영사> <롤 v 슈타인의 황홀> 을 완성했다. "이 집을 사고 나서 글쓰기의 광기가 찾아왔다"고 회상할 정도로 뒤라스는 그곳을 사랑했다. 롤> 부영사>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서재에서 태어난다. 더불어 그가 살던 동네는 작품 곳곳에 미묘한 기호들로 박힌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는 집이 작가들에게 갖는 의미를 밝혀내고자 그들이 살던 집을 찾았다. 헤르만 헤세, 장 지오노, 윌리엄 포크너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20명의 작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톰 소여의 모험> 을 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은 작품의 무대인 미시시피 강변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평생 사랑한 집은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 있었다. 그는 서재 대신 꼭대기층에 위치한 당구실에서 책을 썼는데, 책과 신문 스크랩, 담배꽁초가 원고들과 함께 뒹구는 난잡한 곳이었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 <미시시피강의 생활> 은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그는 무모한 투자로 저택을 빼앗겼지만 후에 "그 집은 우리의 일부였다. 우리는 집의 신뢰를 얻어 은총과 축복의 평화 속에 살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미시시피강의> 허클베리> 톰> 톰>
<데미안> <싯다르타> 등을 통해 인간 내면세계에 집중한 헤르만 헤세(1877~1962). 그는 40대 후반에 스위스 몬타뇰라 마을의 카사 카무치란 성에 살았다. 호수와 산이 절경을 이루는 은둔처와 같은 곳에서 그는 카사 카무치 속에 자신을 투영시킨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 과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등을 줄줄이 써내려 갔다. 헤세는 자신의 말마따나 "좀 장엄하기도 하고 어딘가 괴상하기도 한 바로크식 사냥 성채를 본뜬 건물"에서 "자유, 공기, 햇빛, 고독, 일"을 되찾았다.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간 그는 이곳에 대한 감상을 작가와 가족들에게 편지로 전했고 작품에 반영했다. 황야의> 싯다르타> 클링소어의> 싯다르타> 데미안>
집 안 아무데서나 글을 썼다고 전해지는 장 콕토(1889~1963)의 집 벽면에는 수많은 메모와 사진들이 엉켜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는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 살았던 경험을 살려 <노인과 바다> 를 썼다. 노인과>
이 책은 기행문이자 작가의 삶을 어루만지는 글이다. 저자는 자신의 감상을 최소화하고 작가들의 고언이나 작품을 인용함으로써 글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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