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사망자가 어제까지 4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에 비해 사망률이 낮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갖게 하지만 비(非) 고위험군의 사망 사례가 증가하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날씨가 추워져 신종 플루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보건 당국의 기민하고 선제적인 대처와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종 플루 대응의 어려움을 이해, 필요 이상의 불안감은 금물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의 판단과 능력을 믿고 국민 모두가 차분히 대응하는 게 최선책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대응 자세는 무척 실망스럽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현실과 동떨어진 면피성 탁상 행정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휴업 가이드 라인만 해도 그렇다. 아무 지침도 없이 시ㆍ도 교육청에 휴업 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부랴부랴 위험도 척도 지침을 급조해 내려 보냈다. 하지만 학교 환경과 질병 요인 등을 계량화해 위험도가 높으면 휴업하라는, 이 현실성 없는 대책은 철저히 외면 당했다. 시ㆍ도 교육청은 대부분 감염환자 비율을 휴업 기준으로 정했다. 이것도 기준으로서의 효력이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종 플루가 발생한 게 언제인데, 교과부가 지금껏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휴업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보건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것도 문제다. 섣부른 타미플루 복용은 내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더니, 갑자기 확진 검사 없이도 처방ㆍ복용을 허용하는 모순된 대책으로 혼란과 불안을 증폭시켰다. 타미플루 처방ㆍ조제 지침도 마련하지 않아 일선 의료기관은 일대 혼선을 겪고 있다.
정부는 신종 플루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한다지만 단계 격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신종 플루의 위험이 계절 독감보다 낮다는 판단에 변화가 없다면, 그 틀 안에서 일관성 있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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