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8 재보선 결과에 각 당의 희비가 교차했다. 한나라당은 재보선에서 여당의 연패의 고리가 끊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위안으로 삼았고, 민주당은 수도권 승리를 부각했다.
먼저 한나라당은 28일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과거 여당 완패의 고리를 끊어준 것에 감사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여야간 '2대 3'의 승부로 결정됐지만 여당이 패배한 선거는 아니라는 것으로 과거 여당과는 달리 2석을 건진 것에 위로를 받는 분위기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밤 당 개표상황실에 들러 "국민께서 우리 한나라당에게 격려와 채찍을 동시에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예상했던 결과만큼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쉽지만 역대 재보선에서 집권여당이 한번도 못이긴 선례에 비춰보면 2곳의 승리는 나름대로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기간 국민께서 보내주신 격려와 질책에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경기 수원 장안에서의 승리를 기대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특히 당초 낙승을 예상했던 경남 양산이 개표 초반 한때 근소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는 상황이 전개될 때에는 당혹감마저 감지됐다.
청와대는 선거 결과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겸허하게 재보선 결과를 수용하겠다"고만 말했다.
'견제ㆍ심판론'을 앞세워 3승을 거둔 민주당 영등포당사 상황실은 개표 현황이 보고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정세균 대표는 상기된 표정으로 "민주당에 신뢰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며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이번 승리의 의미를 부여했다.
긴장감이 맴돌던 당사 상황실의 정적이 깨진 것은 오후 9시40분께. 안산 상록을 김영환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이 전해진 뒤 당직자들은 "정세균"을 연호했다. 이어 충북 증평ㆍ괴산ㆍ진천ㆍ음성의 정범구 후보와 수원 장안의 이찬열 후보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손을 맞잡고 만세 삼창을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남 양산에서 송인배 후보가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결과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사실상 민주당의 승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자유선진당은 안타깝지만 당당하게 치러낸 선거였다고 자평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록 한 석도 건지지 못했지만 누구보다도 당당할 수 있다"며 "비록 아프고, 쓰리고, 애통하지만 모든 결과를 겸허하게 머리 숙여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허황된 공약(空約)으로 유권자를 현혹하거나 기만하지도 않았고, 갖가지 의혹제기 등 이전투구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고 치열하게 노력해 달라는 국민의 뜻으로 알고, 올곧은 정당으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도 당선에 실패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위안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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