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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여행자'

입력
2009.10.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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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여행 보내준다"며 딸 진희(김새론)를 시골의 한 보육원에 맡긴다. 진희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기약 없는 이별을 예감한다. 버림 받은 아이들이 모인 보육원에서도 이별은 일상이 되어 반복된다. 입양이 보육원이라는 공동체에서 짧은 인연을 맺은 아이들을 또 그렇게 갈라놓기 때문이다.

'여행자'는 입양을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흔하디 흔한 입양 소재 다른 영화나 TV드라마와는 결을 달리 한다. 드라마의 굴곡은 완만하고, 버려진 아이의 설움이 격정적으로 복받치는 대목은 딱히 없다. 영화는 반복되는 헤어짐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100분의 상영시간 내내 가슴을 누른다. 아이들의 슬픔에 거리를 두면서도 그들의 감정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연출력이 남다르다.

눈물을 강요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장면들이 많다. 아버지의 선택에 화가 난 진희가 구덩이에 들어가 자신의 몸에 흙을 올리는 모습에서, 아침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아이가 손을 흔들고 떠나는 장면에서, 좋은 가정에 입양되기 위한 아이들의 경쟁 등에서 자연스레 눈가에 손이 가게 된다.

9세에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된 재불동포 우니 르콩트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한 첫 작품이다. 르콩트 감독은 "버려지고 남은 사람들의 고독을 보여주려 했다. 누군가의 부재와 이별이 던져주는 힘겨운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특별상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씨네키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아시아영화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한국과 프랑스의 합작영화다. 29일 개봉, 12세 관람가.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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