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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힐러리 방문 중 대형 폭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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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힐러리 방문 중 대형 폭탄테러

입력
2009.10.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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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끊이지 않는 테러로 신음하고 있다.

28일 파키스탄 북서부의 주도인 페샤와르의 피팔 만디 시장에서 대규모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91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테러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첫 파키스탄 방문 직후 발생했다. 클린턴 장관은 폭발 현장과는 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착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러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미국을 향한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의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테러는 인명 피해 규모로 따지면 올해 들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 중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에서 발생해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움 하비바 사원과 시장 내 건물 여러 채가 붕괴되거나 불탔고 구조 작업 과정에서 추가로 건물 잔해가 무너져 인명 피해가 컸다.

사고 발생 이후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페샤와르 지역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종종 공격 대상으로 삼은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내달 7일 예정된 대통령 결선 투표 방해를 선언한 탈레반이 유엔과 외국인을 노린 첫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 탈레반은 특히 수도 카불에서 최대 안전지대로 꼽히는 대통령궁 인근 호텔에도 로켓포를 쏘는 등 대담함을 보이며 후속 테러를 예고했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들은 무장 괴한 3명이 카불에 위치한 유엔 숙소를 습격해 유엔직원 6명 등 12명이 숨지고 9명이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경찰은 이날 새벽 5시30분(현지시간)께 카불 중심가 벗처 거리에 위치한 유엔 국제 게스트하우스에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들이 침입, 기관총을 난사하며 저항하다 3시간 만에 사살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괴한 중 한 명이 조끼에 장착된 폭탄을 터뜨려 다수의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테러 직후 탈레반 대변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는 알 자지라와 AP통신 등에 "우리의 첫 번째 공격"이라며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지난주 탈레반은 대선 결선투표 보이콧을 요구하며 선거 관련 인물들과 외국 군대를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밝힌바 있다.

탈레반이 유엔을 첫 타깃으로 삼은 것도 유엔이 아프간 대선 결선투표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드리안 에드워즈 현지 유엔 대표부 대변인은 "게스트하우스에 20명의 유엔 직원이 투숙하고 있었다"며 유엔직원을 노린 이번 테러에 대해 "전례가 없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비열한 행위"라고 탈레반을 비난하며 국제기구 관련 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이날 대통령궁 근처에 위치한 5성급 세레나 호텔에도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100여 명의 외국인 투숙객들은 곧바로 지하 방공호로 대피해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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